물리말고 다른얘기

[002] LED 마스크 효과 있을까?

RASCALDOM 2020. 3. 10.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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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2]

최근에 LED 마스크가 진짜 효과가 있겠냐고 누가 물어봐서, 물리 & 반도체 전공자 입장에서 그거 별 효과 없을거라고, 비싼돈 쓰지 마시라고 했었는데, 그 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먼저 말해두자면, 난 의학적인 지식은 없고, LED 원리와 빛 그리고 빛의 파장에 대한 이야기로 왜 내가 별 효과가 없을거라고 했는지 말하고자 한다.

 

 

[002-01] LED 가 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반도체" 하면 그냥 메모리만 생각한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것 같은 회사 덕분인거 같은데, "반도체=메모리" 라는 개념을 누가 주사기로 머릿속에 넣어준 것 같다. 물론, LED 도 반도체소자다. 

LED 는 Light Emitting Diode 의 첫 글자를 딴건데, 우리말로 바꾸면 발광다이오드 이다. 다이오드까지 한글로 바꾸면 발광정류기 - 처음 쓰는 단어라 어색한데.. - 정도가 된다. 정류작용을 하며 빛을 방출하는 반도체 소자가 LED 이다.

LED 는 적절한 불순물이 적당량 포함되어 있는 p 형 반도체와 n 형 반도체의 정공과 전자가 만나면서 그들의 에너지 준위 차이에 해당하는 빛을 방출하는.. 원리로 동작하는 소자인데, 그림을 하나 보자.

정공과 전자의 결합이 이루어지면서 그들의 에너지 준위 차이에 해당하는 빛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갖는 LED 의 큰 특징 중 하나는 단색화가 아주 잘 된 빛이 나온다는거다. 즉, 다른 파장이 섞이지 않고, 바늘처럼 뾰족한 수준으로 아주 좁은 범위의 파장을 갖는 빛이 나온다는 말이다.

 

 

[002-02] 파장에 따른 빛의 특성

파장하고 연관지어서 생각을 좀 해보자.

https://en.wikipedia.org/wiki/Light

위 그림은 전자기복사의 파장 (또는 진동수) 에 따른 구분인데, 사람 눈에는 Visible spectrum 에 해당하는 영역만 보이고, 다른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https://www.apogeeinstruments.com/how-to-correct-for-spectral-errors-of-popular-light-sources/

위 그림은 실제 LED 에서 방출되는 빨간빛의 파장인데, 앞의 설명대로 아주 폭이 좁은 빛이 나오는걸 알 수 있다. 물론 제조사 공정 능력에 따라 폭이 아주 약간 다를 수 있으나, 위 스펙트럼도 썩 성능이 좋은 LED로 보이진 않으니, 참고용으로 보기엔 충분하겠다.

 

https://m.blog.naver.com/vegshop/120147028274

위 그림은 형광등의 파장 특성인데 가시광선영역의 여러가지 색의 빛이 나온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빛들이 섞여서 백색광을 이룬다.

마지막으로 "LED 마스크"로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을 하나 보자.

https://www.enew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94571

이런저런 마스크가 많이 나오지만 대표적인 빨간색 LED 를 이용한 마스크 사진이다. 이 마스크를 그냥 사람 얼굴에 덮어 씌운단 말이지.

마지막으로, 적외선 중에 열적 효과를 가장 크게 발생시키는 파장은 1,000nm 부근의 빛으로 알려져있다. 어떤 광원을 사용하든 1,000nm 부근의 빛을 많이 포함 할 수록 빛과 함께 많은 열을 발생 시킨다는 말이다.

 

 

[002-03] 파장 이야기를 연결시켜보자.

폭이 아주 좁다고는 했지만, 마스크의 LED 에서 방출되는 빛의 파장이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은 크게 아래 세가지 일텐데,

1. 빨간빛을 기준으로 빨간색보다 짧은 파장의 빛이 함께 방출되는 경우

2. 그냥 빨간빛만 나오는 경우

3. 빨간빛보다 긴 파장의 빛이 함께 방출되는 경우

 

1. 빨간빛보다 짧은 파장의 빛이 함께 방출되는 경우

빨간빛보다 짧은 파장은 일단 가시광선이라 사람눈에 보인다. 즉, LED에서 방출되는 빛에 빨간빛보다 짧은 파장의 빛이 섞여 있다면 마스크의 LED 가 우리 눈에 빨간색으로 안보일거다.

마스크가 빨간색으로 보이는 한 첫번째 경우는 제외 할 수 있게 됐다.

 

3. 빨간빛보다 긴 파장의 빛이 함께 방출되는 경우

제일 위의 스펙트럼 그림에서 알 수 있듯, 가시광선 영역은 대략 700nm 부근이 끝이고, 그 이상의 파장은 사람 눈에 안보인다. 게다가 파장이 길어져 1,000nm 에 가까워질수록 빛에 의한 열적 효과가 커지게 되는데, 아마 이런 빛이라면 한의원에서 침 맞고 마사지 할 때 비춰주는 빨간색 백열전구 수준이 될테니, 지금과 같이 마스크의 형태로 얼굴 가까이에 착용하지는 못하게 될거다. 

이 경우는 마스크의 빛이 눈에 보이는데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화상을 입지 않으니 제외 할 수 있게 됐다.

 

 

[002-04] 이제 우리에게는 한가지 가능성만 남는다.

2. 그냥 빨간빛만 나오는 경우

물론, 약간의 빨간색이 아닌 빛과 약간의 적외선이 섞여, 눈에는 빨간색으로 보이지만 역시 빨간빛만 나오는 LED 를 사용했다고 박박 우길수도 있겠지만, 아주 좁은 파장 폭을 갖는 빛이 발생하는 LED 의 특성과 앞에서 제외한 두 가지 경우를 고려해보면,

말도 안되게 많은 사람들이 정말 비싼돈을 주고 구입한 LED 마스크가 어떤 빛을 발생 시키는지는 충분히 명확해졌다.

 

 

[002-05] 정리, 결론

의학적 지식이 전무한 나는 LED 에서 발생되는 빨간색 가시광선이 과연 사람 피부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서 뒤집어쓰고 칼싸움이라도 할 것 같은 마스크를 만들게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지는 해를 정면으로 바라보는게 눈에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생각해보면, 과연 광고만큼의 장점을 갖고 있는 물건인지, 피부 이외 기관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확실히 없는건지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은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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