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이제 현대물리의 근간을 이루는 두 이론 - 상대성 이론, 양자물리학 - 중 양자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빛의 속도에 견줄 수 있을만큼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입자를 다루려면, 갈릴레이의 상대론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론적 관점으로 바뀌어야 했고, 새로운 이론은 물리적 현상을 기술하는데 이전 이론과의 모순이 없어야 했던 것 처럼,
양자물리학이 시작된 배경과 초기의 발전 역사를 아래 내용들을 다루면서 알아보자.
주 교재의 40장 - Introduction to Quantum Physics - 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 흑체복사 와 플랑크 가설
- 광전효과
- 콤프턴 효과
- 전자기 파동의 본질
- 입자의 파동적 특성
- 새로운 모델 : 양자 입자
- 이중슬릿 실험 다시보기
- 불확정성 원리
** 매끄러운 설명이 되려면 에너지 등분배 법칙, 볼츠만 분포 등 열 및 통계 물리에 대한 내용을 넣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배제하고 최대한 말로 설명해보려고 한다.
[010-01] 흑체복사
상대론과 달리 열 물리학, 통계 물리학, 전자기학, 광학 등 물리학의 다른 부분들은 각자의 이론을 비교적 꾸준히 발전시켜왔다. 그런 연구의 한 부분에 뜨거운 물체에서 방출되는 빛 (전자기파) 에 대한 실험과 관측이 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여기에서 양자물리학이 시작된다. 이는 요즘은 열 및 통계 물리학으로 불리는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였다.
요즘은 LED 가 워낙 흔해졌지만, 위 그림처럼 백열전구의 필라멘트는 온도에 따라 다른 색의 빛을 낸다. 그리고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리는 필라멘트의 온도가 비교적 낮으면 (비교적 낮다는거지 만지면 다친다.) 오렌지색의 빛을 내지만, 온도가 올라갈수록 백색광 (태양광처럼 모든 파장이 섞인 빛) 을 발생시켜 어두운 밤을 밝혀준다는 사실도 알고있다.
이러한 복사 - 무언가, 특히 빛의 방출 - 에 대한 연구를 해 오던 과학자들은 흑체 (Black body) 라는 개념을 만들어낸다. 이 물체는 본인에게 유입되는 모든 에너지를 흡수하고, 본인의 상태를 빛의 형태로만 외부로 표현하는 가상의 물체인데, 그림으로 그려보면 아래와 같다.
내부가 비어있는 어떤 물체의 한 부분에 작은 구멍이 있어서, 물체를 향해 들어오는 모든 복사는 이 구멍을 통해 물체 내부로 들어가고, 그 안에 갇힌다. 그리고 유입된 복사의 에너지는 물체에 완전히 흡수된다.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흑체복사와 아주 유사한 장면은 달궈진 숯 사이의 공간에서 나오는 빛이다.
숯 자체가 발산하는 빛이 아니고, 숯과 숯 사이의 공간에서 방출되는 빛 이다.
흑체가 상온의 온도를 갖는다면, 물체에서 발생하는 열 복사의 파장은 대부분 적외선 영역이라 우리 눈에 어떤 빛이 나오는 것 처럼 보이지 않는다. 전구를 예로 들면, 스위치를 올리지 않은 전구 속의 필라멘트와 같이 아무 빛도 나지 않는것처럼 보인다는 말.
이 물체의 표면 온도가 높아지면 물체는 서서히 사람 눈에 보이는 빨간 빛을 방출하기 시작하고, 충분히 높은 온도가 되면 앞에서 얘기한대로 백색광을 방출하기 시작하는데, 바로 이 온도와 방출하는 빛 사이의 관계가 이전까지 연구되어 온 고전물리의 법칙으로는 설명이 안되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물체의 표면 온도와 방출하는 빛 사이의 관계를 물질의 구성성분과 같은 다른 변수를 배제하고 알아내기 위해 흑체라는 가상의 물체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010-02] 흑체복사의 특징
19세기 말, (1800년대 말) 얻게 된 흑체 복사의 파장 분포 특성은 아래 그림과 같다.
이 특성을 요약하면 다음의 두 가지 결론을 얻게 되는데,
1. Stefan's law : The total power of the emitted radiation increases with temperature.
슈테판의 법칙 : 방출되는 복사의 전체 에너지는 온도에 따라 증가한다. 이고, 이를 식으로 쓰면 다음과 같은데,
방출되는 복사 에너지의 총량이 물체 표면 온도의 네제곱에 비례한다. 는 말이다.
2. Wien's displacement law : The peak of the wavelength distribution shifts to shorter wavelengths as the temperature increases.
빈의 변위 법칙 : 복사 파장의 정점 (peak) 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짧은 파장으로 이동한다. 이고, 피크 파장과 온도 사이에는 다음의 관계가 있다.
즉, 피크 파장과 물체의 표면 온도는 반비례 관계이다. 라는 말이다.
빈의 변위법칙은 앞서 말한, 온도가 올라가면 점점 짧은 파장의 빛을 발산한다는 내용과 잘 맞는 듯 보인다.
[010-03] 흑체복사의 고전 이론 - Rayleigh-Jeans law
흑체복사를 잘 설명하는 이론이라면, 슈테판의 법칙, 빈의 법칙을 모두 만족하면서, 위 그래프로 표현된 관측 결과의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19세기 말 까지 과학자들이 가지고 있던 이론들은 적절한 답을 주지 못했다.
전자기 방사에 관한 고전이론의 대표적인 예가 레일리-진스 법칙 (Rayleigh-Jeans law) 인데, 파장과 온도에 따른 복사의 세기 (intensity) 를 다음으로 정의한다.
각 기호들이 뭘 의미하는지는 많은 검색 도구가 있으니 생략하기로 하고, 식이 엄청 복잡해 보이니까 우리는 그래프를 이용해서 실제 관측 결과와 레일리-진스 법칙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보자.
빨간색은 레일리-진스 이론의 그래프이고, 파란색은 실험결과 인데,
가로축의 오른쪽 부분 (장파장영역) 은 그래도 어느정도 의미있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단파장 영역에 다가갈수록 실험결과와 너무나 명백한 차이를 나타냄을 알 수 있다.
특히, 파장이 0 에 가까워질수록 실험결과는 복사의 세기가 감소하지만, 레일리-진스의 이론은 무한대로 발산 할 것이라는 결과를 보여준다.
이를, 파장이 짧아질수록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준다고 자외선 파탄 (Ultraviolet catastrophe) 으로 부르게 된다.
[010-04] 막스 플랑크 - 양자물리의 도입
..... 별로 친절해 보이지는 않는 막스 플랑크 (Max Planck) 는 1900년 모든 파장에서 실험결과와 완전히 일치하는 흑체복사이론을 만들게 되는데, 그는 이론의 바탕에 다음 두 가지 가설을 설정한다.
1. Physical components (물리적 구성요소) :
플랑크는 앞서 다룬 속이 빈 흑체 모델에서 물체에서 방출되는 복사는 물체의 표면 (속이 빈 물체의 벽) 에 있는 원자 진동자 (atomic oscillators) 에서 방출되는 것 으로 가정했다.
2. Behavior of the components (구성 요소의 거동) :
(a) 진동자의 에너지는 다음으로 계산되는 불연속적인 특정한 값 En 을 갖는다.
n = 양자수 (Quantum number) = 양의정수
f = 진동자의 진동수 = 주파수 = 파장과 반비례
h = 플랑크 상수 (Planck's constant) = 플랑크가 제시한 매개변수 (특성값)
복사를 방출하는 각 진동자는 위 식으로 표현되는 불연속적인 에너지를 갖고, 이를 에너지가 양자화 (Quantized) 되었다 라고 표현한다.
각 에너지 상태는 양자준위 (Quantum state) 에 대응되는 값이며, 양자준위는 양자수 (n) 로 표현한다.
예를들어, 흑체 표면을 구성하는 물리적 구성 요소인 임의의 진동자가 양자수 n=1 의 양자준위에 있다면, 진동자의 에너지 값은 hf 이며, n=2 인 상태에 있다면 진동자의 에너지 값은 2hf 이다. 이 규칙으로 임의의 양자준위에 있는 진동자의 에너지를 기술 할 수 있다.
(b) 진동자는 에너지의 흡수, 방출을 통해 다른 양자준위로의 전이가 가능하다. 전이의 초기 상태와 최종 상태의 전체 에너지 차이는 단일 양자의 복사로 흡수되거나 방출된다.
예를들어, n=3 인 양자준위의 진동자가 n=2 인 준위로 전이 한다면, 방출되는 에너지의 크기는 위 식에 의해 다음의 크기를 갖는다.
두번째 가설 : 구성요소의 거동 에 대한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흑체의 표면에서 방출되는 복사 에너지는 위 그림과 같이 불연속적인 값을 가지며, 에너지의 크기는 주파수 f 와 관련이 있고, 에너지의 흡수 및 방출을 통해 에너지 준위사이의 전이가 가능하다는 것 이다. 그리고 이러한 불연속적인 에너지 상태를 에너지가 양자화 되었다 라고 표현한다.
플랑크 이론의 핵심은 에너지가 양자화 되었다는 사실을 근본적인 가정으로 삼았다는 것이며, 이것이 에너지는 연속적이라는 고전물리 이론과 명백하게 구분되는 양자이론의 탄생을 의미한다.
[010-05] 플랑크가 얻은 관계
먼저 플랑크가 양자개념을 도입하여 얻은 식을 보자.
..... 역시 이것만 봐서는 무슨말인지 도통 알수가 없으니, 그래프도 함께 보자.
위 그래프는 플랑크가 얻은 식에 대한 그래프이고, 대충봐도 관측결과와 비슷해 보인다. 아랫부분을 보면 장파장 영역과 단파장 영역의 양자준위를 구분해서 그려놨는데, 이 부분을 먼저 보자.
오른쪽 장파장 영역 (적외선 파장 영역) 의 양자준위들은 간격이 좁다. 즉, 양자준위 간 전이에 필요한 에너지의 크기가 작다는 말이다.
왼쪽 단파장 영역 (자외선 파장 영역) 의 양자준위는 간격이 넓다. 장파장 영역과 달리 양자준위 간 전이에 필요한 에너지의 크기가 크다는 말.
쉽게, 같은 갯수의 입자 (진동자) 가 각 영역에 있다고 생각해보자. 열개든 백개든.
확률적으로 장파장을 갖는 입자들 중에 n=1 이 아닌 높은 양자준위에 입자가 존재 할 가능성이 높겠지? 단파장을 갖는 입자들은 한 단계만 높은 준위로 갈래도 너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니까 말이다.
우리가 관측하는 물체의 복사는 물체의 표면에서 말그대로 "방출" 되는 빛 (눈에 보이든 그렇지 않든) 인데, 장파장 영역에 속하는 입자들은 높은 준위의 입자들이 존재 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해당 파장의 빛을 방출 하면서 낮은 준위로 전이될 확률이 높다.
반대로, 단파장 영역에 속하는 입자들은 애초에 높은 준위를 갖는 입자들이 존재 할 가능성 자체가 낮다. 바꿔 말하면, 해당 파장의 빛을 방출하면서 낯은 양자준위로 전이 할 입자 자체가 적다는 말.
그러니 파장이 짧아질수록, 물체에 에너지를 가해줘서 표면 온도를 높여줘도 입자들을 여기시켜 높은 양자준위를 갖도록 만드는데는 한계가 생기고, 여기되었던 입자가 아래 양자준위로 내려오면서 방출하는 빛을 우리가 관측하기는 어려워 진다는 말이다.
위 설명을 여러 이론들을 바탕으로 식으로 정리해서 쓰면 앞서 말한 Planck's wavelength distribution function (플랑크 파장 분포 함수) 가 된다.
위 식의 빨간색 부분이 각 파장 영역에서 입자가 높은 양자준위를 갖게 될 확률을 나타내며, 레일리-진스 법칙과 달리 이 부분 덕분에 플랑크의 수식은 자외선 파탄을 발생시키지 않고 모든 파장에서 흑체복사의 파장 분포를 완전히 설명 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등장하는 매개변수 h 는 자연을 기술하는 기본 상수 중 하나인 Planck's constant (플랑크 상수) 이고, 정확한 값은,
1905년 아인슈타인은 전자기장의 진동자들이 양자화되어 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플랑크의 이론이 옳다는것을 다시한번 증명하게 되고, 이를통해 양자화는 빛을 비롯한 기타 다른 전자기 복사의 기본적인 특성이며, 광자 (Photon) 개념을 도입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상대론에서 그랬듯, 플랑크의 수식은 장파장 영역에서 레일리-진스의 수식과 동일한 형태가 되어 고전이론을 포함하며, 단파장에서의 오류를 수정하는 새로운 법칙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010-06] 믿음이 부족했다.
플랑크가 본인의 이론을 제시했을때, 다른 과학자 뿐만 아니라 플랑크 본인도 양자개념을 현실성 있는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저 수식이 흑체 복사를 정확히 기술 할 수 있는 수학적 트릭 일 뿐이라고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계속해서 더욱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이론을 찾는 노력을 계속 하는데, 그럴수록 흑체복사 뿐만 아니라 원자 수준에서 벌어지는 다른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양자이론이 필수적임을 확인하게 된다.
[010-07] 정리
특정 온도를 갖는 물체의 표면에서 발생하는 복사에 대한 연구에서 양자물리학의 개념이 처음 도입 되었다.
레일리-진스의 고전 법칙은 단파장에서의 복사 세기가 무한대로 발산 할 것이라는, 실험결과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내어 흑체복사 이론을 설명하는데 실패했다.
플랑크는 에너지가 양자화 되어있다는 개념을 도입하여 장파장의 레일리-진스 법칙을 포함하고, 단파장에서 자외선 파탄 문제를 해결하면서 흑체복사를 기술하는 완전한 이론을 만들었다.
이렇게 시작된 양자물리학은 상대론과 함께 현대물리를 이루는 두 개의 큰 축이 되었다.
[참고문헌]
주 교재 : Physics for Scientists and Engineers, 9th Edition, Serway/Jewe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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